우울증이란 한 마디로 기분이 우울한 것이 특징인 병입니다.
그러나, 보통 알고 있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슬프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상태와는 다르며,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로 불리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매우 위험한 병이기도 합니다.
우울증은 기분뿐만 아니라 수면, 식사, 신체, 사고 방식, 행동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몇 달 또는 몇 년간 증상이 계속되기도 하고, 또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장기간 고통을 받게 되거나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반면에, 적절히 치료만 받는다면 대개의 경우 회복되어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평생동안 주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남자가 5-12%이고 여자는 조금 높아서 10-25%입니다.
즉, 대략 10명중 1명 이상은 죽을 때 까지 적어도 한번은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요 우울증 이외에 증상이 더 심한 우울증까지 합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우울증은 어느 나이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20대에 주로 시작되고 40대에 가장 많이 생깁니다. 요즘에는 어린이나 청소년 뿐만 아니라 노인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여자는 생리,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의 급작스런 변화를 자주 경험하고, 사회문화적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울증을 연상하면, 슬픔에 찬 얼굴이 떠오르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증상은 우울한 기분과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입니다. 그 외에도 식욕이나 체중이 감소(오히려 증가되기도 함)하거나, 잠을 잘 들지 못하며, 잠이 들어도 자주 깨게 되고, 깊이 잠들지 못합니다.
초조하여 안절부절하거나 반대로 아예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쉽게 피로를 느끼고 활력이 없으며,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끼거나 불필요하게 과도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집중력이 감소되어 멍하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하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기도 합니다.
비관적인 생각과 자신에 대한 자책을 하기도 하고, 소화불량, 두통, 가슴이 답답하고 뭔가 걸린 것 같은 느낌, 변비나 설사 등 다양한 신체증상과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개 아침에 심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오후나 저녁에 심해지기도 합니다.
우울증의 치료경과는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약물치료와 면담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재발할 수 있습니다.
경과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좀 좋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우울증이 안정된 상태를 충분기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만 받는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생기게 됩니다.
대개 우울증의 초기에는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2주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의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의 치료는 주로 면담치료와 약물치료를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효과적인 약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약에 대한 두려움없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신의 힘든 문제를 털어놓고 의논할 용기까지 가지고 있다면 훨씬 쉽게 치료될 수 있겠지요?
기분이 우울해지면 생각도 비관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사는 게 재미가 없고, 나 자신이 무능하게 여겨지며, 다른 사람보다 못나고, 앞으로도 나는 이러한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며, 이 모든 것이 내 탓인 것 같은 느낌, 그 비참함. 그래서 결국은 죽음밖에는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느끼고 그 생각에 매달리는.......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우울하지 않았을 때에도 나 자신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었는지를......
우울한 기분이 회복되면, 내 생각도 바뀐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중요한 결정은 당분간 다음으로 미루십시오.
우울증은 내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회복된 후 결정하여도 늦지 않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치료하다 보면 어느새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울증 증상을 보일 때 가능한 빨리 의사에게 진료 받을 것을 권유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고, 약을 제대로 복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 마음을 잘 이해하도록 노력하십시오. 혹시 자살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 주십시오.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취미 활동 등을 하도록 권유하십시오. 그러나 본인이 싫어하거나 능력에 벅찬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면 안됩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쉽게 피로를 느끼고 쉽게 좌절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겨낼 수 있는데 의지가 약해서 생긴 병이라거나, 할 수 있는데도 안한다고 비난하거나, 게을러서 그렇다는 등의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